서산 태안의 비젼

유명 휴양지 부동산투자 열풍(중ㅡ태안. 서산)

독고정 2017. 8. 14. 15:22

[이슈포커스]-유명 휴양지 부동산 투자 열풍(中-태안·서산)

4조피해 재난악몽 마침표, 재벌·부자 ‘투자 러시’

각종 개발호재에 기업·개인 투자 수요 급증…부유층의 휴양지 각광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24 00:05:07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page2.jpg
▲ 최근 서해안의 대표 관광도시 충청남도 태안군과 서산시 등이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기업 투자유치, 고속도로 건설 등 개발호재로 잇따르가 인근 휴양지의 투자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꽂지해수욕장에 위치한 리솜오션캐슬(위)과 롯데 콘도 개발 예정지 ⓒ스카이데일리
2.jpg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전국 현지=정성문 차장, 이기욱·조성우 기자] 서해안 대표 관광지 충청남도 태안군(이하·태안)·서산시(이하·서산) 등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10년 전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경제에 극심한 타격을 입었던 태안은 최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휴양지를 중심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 행렬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산 역시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개발호재로 서해안의 주요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서산시 휴양지의 경우 태안과는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어 부유층의 휴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연스레 일대 지역 부동산 수요도 늘고 있다.
총 피해액 4조2271억원, 지역경제 초토화…10년 후 ‘투자 러시’ 재시동
지난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홍콩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의 충돌로 발생한 사고는 태안의 지역경제를 마비시켰다.
당시 전 국민적인 복구 지원이 이뤄졌으나 1만2547㎘에 달하는 기름의 유출 피해는 막심했다. 지역 경제는 사실상 초토화 됐다. 사고 발생 5년 후 대전지법이 인정한 사고 피해액은 총 7341억원에 달했다. 법원인정액이 아닌 신고액 기준으로 산출할 경우 피해액은 4조2271억원까지 급등했다.
그로부터 약 10년여가 흐른 최근 들어 태안이 변하고 있다. 사상최악의 기름 유출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모자라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태안 앞바다의 오염도는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말 기름유출 피해보상이 9년여 만에 99.9%(2만5735건 중 2만5710건) 완료했다. 올해 4월 기준 보상건수는 2만5734건으로 사실상 100% 복구된 것으로 평가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태안 지역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2월 태안군은 태안 기업도시 내 한국타이어 첨단연구시설을 최종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태안 기업도시 사업은 ‘동북아 최고의 관광레저도시’ 건설을 목표로 현대건설이 지난 2007년 태안군 남면일대를 산업·레저 단지로 조성하기 시작한 사업이다.
그동안 부동산 및 관광산업 침체 등으로 난항을 겪던 신규 사업자 유치도 향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시행사로 있는 현대도시개발은 현대더링스CC 및 현대솔라고CC 인근 5만6000㎡(약 1만6940평) 부지에 170여 세대의 테마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도시개발은 이곳 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현대건설이 설립한 기업이다.
사업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에는 오는 2020년까지 첨단복합산업단지, 골프장, 국제비즈니스단지, 주거단지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시설이 갖춰지면 1만5000명 상주, 연 770만명 방문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안 대표 휴양지로 유명한 안면도에도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롯데자산개발을 대표회사로 하는 롯데 컨소시엄은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3지구(안면도 승언리 일대)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롯데 컨소시엄은 오는 2020년까지 56만3000㎡(약 17만308평) 부지에 2014억원을 투자해 호텔형 콘도와 워터파크,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총 600실 규모(지하 2층~지상 10층)다.
인근 안면도 2지구에는 기획재정부가 475억원을 투자해 2개의 연수동과 1개의 숙박동을 건설할 계획이다. 사업부지는 총 2만889㎡(약 6319평) 규모다. 기재부는 향후 연수시설을 점차 확대해 일대를 공무원 연수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굵직한 투자 수요가 잇따르고 있는 이곳 지역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나타났다. 우선적으로 찾아간 곳은 롯데컨소시엄 및 기재부의 투자가 예정돼있는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꽂지 해수욕장 일대였다. 관광객들과 인근 상인들은 기업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주로 보였다.
page1.jpg
▲ 태안군의 대표 휴양지 안면도는 현재 기업·정부 등의 투자로 활기를 띠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을 대표회사로 하는 롯데 컨소시엄은 꽂지 해수욕장 인근에 콘도 및 워터파크 시설 건설을 추진 중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곳에 연수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은 태안 꽂지해수욕장(위)과 서산 호리해변의 전경 ⓒ스카이데일리
리솜오션캐슬 리조트(구·롯데오션캐슬) 인근에서 만난 임준영(36·남)씨는 “매년 여름휴가 때 마다 안면도를 찾아오는 것 같다”며 “서울에서도 가까운 편이고 갯벌 등의 자연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워터파크 등이 생기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각종 개발호재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변 인근에서 펜션·식당을 운영하는 유기현(48·남·가명)씨는 “과거 안면도 숙박업 등은 주로 태안 출신 거주민들이 주로 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외부인들이 이곳에 숙박업소를 짓고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꽂지해수욕장 인근인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210번지 일대에는 서울, 인천, 시흥, 안양 등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인사들 소유의 부동산이 다수 존재했다. 규모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토지·건물 매입가는 약 4억원에서 5억원 수준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펜션 관리인은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부유층 인사들이 이곳에 펜션을 짓고 현지 관리인을 고용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간혹 주말에 내려와 휴가를 즐기다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고속도로 등 굵직한 개발 호재…떠오르는 전원 휴양지 ‘서산’
서산 역시 최근 ‘전원 휴양지’로 각광받으면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일대 지역에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투자 행렬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서해안 일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서산은 환황해권 대외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중국 사드보복의 여파로 지연되고 있지만 대산항 국제여객선 취항은 연내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고속도로 건설 계획도 있다. 대산-당진 고속도로는 오는 2019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 목표는 2020년이다.
지난해 5월에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서산비행장 민항유치 사업이 반영됐다. 서산비행장 사업은 지난 4월에는 사전타당성 조사 작업에 착수하며 실행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산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대산일반산업단지와 서산오토밸리, 서산인더스밸리, 현대모비스 등 대규모 산업단지도 조성되고 있다.
page3.jpg
▲ 충남 서산시는 최근 대산-당진 고속도로, 대산항 국제여객선 취항 등의 호재로 외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서산 내 대표적인 펜션 밀집 지역 ‘호리’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휴식, 전원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산 팔봉면 호리에 위치한 고급 펜션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호재들로 인해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서산시에 따르면 올해 서산시 공시지가 상승률은 4.13%를 기록했다. 서산의 개발 호재와 부동산 시세 상승은 휴양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서산에서 가장 많은 펜션이 밀집해 있는 서산시 팔봉면 호리는 부자들의 전원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낮은 산지들이 마을 전체에 골고루 산재해 있어 서해안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곳의 펜션들은 별장형태를 취하고 있다. 해수욕장이 존재하지 않아 관광지 보다는 휴양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호리를 방문했을 때도 마을은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로 고지대를 중심으로 펜션들이 위치해 있었는데, 타운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고급 펜션도 간혹 눈에 띄었다. 펜션뿐 아니라 단독주택도 여럿 존재했다. 은퇴 후 이곳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는 이들 소유였다.
서산 지역의 각종 호재와 호리가 지닌 특유의 자연 환경 덕분에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부유층의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서산시 팔봉면 호리 1길 일대 펜션들의 소유주는 대부분 서울, 화성, 안성 등에서 온 외부인들이었다. 규모에 따라 토지·건물의 매입가는 1~2억원 수준이었다.
수원에서 거주하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다는 권재덕(62·남)씨는 “호리는 전원생활과 펜션 영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다”며 “서울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자연경관, 조용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펜션 주인들이나 고객들 모두 한적하게 휴식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에서 거주하다 은퇴 후 이곳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복(80·남)씨 역시 “서산에 전혀 연고가 없지만 조용한 분위기와 자연환경 등이 마음에 들어 전원생활을 목적으로 오게 됐다”며 “펜션업과 동시에 텃밭도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곳 펜션들은 서울 및 경기도 등에서 살던 사람들 소유가 대부분이고 몇몇은 관리인을 따로 둬서 운영하는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단독주택도 많이 들어서는 추세인데, 대부분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부자들이 ‘세컨하우스’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